후르츠 바스켓에서 기억에 남는 이야기. 뭔가를 해줄 때는 뭔가를 바라고 있다. 받을 사람의 행복, 즐거움...

세상에서 제일 바보 같은 나그네

바보 같은 나그네가 여행을 했대.
어떻게 바보냐면 곧잘 속는 거야.
마을 사람들한테 곧잘 속는 거지.
그때마다 돈이며, 옷이며, 구두를 속아서 빼앗겼어.
그치만 나그네는 바보라
'이걸로 살았습니다'라는 마을 사람들의 거짓말에도
뚝뚝 눈물을 흘렸어.
'행복하세요 행복하세요'하고 말하며.
근데 드디어 벌거숭이가 되어서는
그 나그네는 사람들 보기가 부끄러워 숲 속을 여행하게 됐어.
그러다 이번엔 숲 속에 사는 마귀들을 만났어.
마귀들은 나그네의 몸이 먹고 싶어서 계략을 꾸며 속였지.
물론 나그네는 속아서 다리를 하나, 발을 하나 줘버렸어.
결국 나그네는 머리만 남아 마지막 마귀한테는 눈을 줬어.
그 마귀는 아작, 아작 눈을 먹으면서
'고마워 답례로 선물을 줄게'하며 뭘 두고 갔어.
근데, 그건 거짓말이었고
선물은 '바보'라고 적힌 종이 조각 한 장.
그치만 나그네는 뚝뚝 눈물을 흘렸어. 
'고마워 고마워'
'처음 받아보는 선물이야 너무너무 기뻐. 고마워, 고마워!'
이미 없어진 눈에서 뚝뚝, 뚝뚝 눈물을 흘렸어.
그리고 나그네는 그대로 덜컥 죽어버리고 말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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