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서웨이 공연을 보고 싶었는데 펜타포트 라인업에 있었다. 토, 일은 바로 매진되었고 다행히 금요일을 낀 표들이 남아 있었다. 3일 뛸 체력도 안되고 그렇게 관심가는 밴드도 없어서 금-토 2일권을 예매했다.

다행히 회사 휴가는 쓸 수 있었다. 밤 12시까지 인천에서 하는 공연인지라 당일 치기는 무리라고 생각해서 근처에 숙소를 잡았다. 다들 여름 휴가 쓸 시기라 괜찮은 숙소는 방도 없고 가격도 미쳤다. 3.5성 급 인천스테이라는 숙소를 잡았다.

3.5성은 규모 있는 모텔 정도인가 보다.

방은 넓고 깨끗했다.

중고차 단지 뷰라 삭막하다.

무슨 생각으로 공연장까지 걸어갈 생각을 했나 모르겠다. 걸어서 1시간 거리였다. 공사중인 지구라 인적도 드물고 걸어서 갈만한 곳이 아니었다. 거리와 가격만 보고 숙소를 잡았는데 그냥 비싸더라도 다른 곳을 잡았어야 했다.

3블럭 정도 입장줄이 늘어서 있었다. 입장하는데 40분 정도 걸렸다.

방역 게이트 > 티켓 박스 > 소지품 검사를 거쳐 무대로 갈 수 있었다.

소독제만 뿌려주던데 코로나-19 에는 아무 소용 없어 보였다. 체온 측정도 없고 역시 각자도생 세상이다.

입장권을 교환하고 성인인증 띠도 받았다. 1일권, 2일권, 3일권 재질이 달랐다. 손목에서 뺄 수 없는 형태라 2-3일권은 좀 불편하다.

5시 반쯤 입장했는데 크라잉넛만 보기로 마음 먹었다.

왼편에 카스 스테이지, 오른편에 규모가 조금 더 큰 KB PAY 스테이지가 있었다.

물에 젖는게 싫으면 물대포를 피해 사이드나 좀 뒤로 떨어져서 봐야했다.

크라잉 넛 공연 자체는 좋았는데 사람 많으니 불안했다. 코로나 때 힘들었는지 멘트가 좀 그래서 중간에 뒤로 빠졌다.

사람이 많으니 모바일 데이터를 제대로 사용할 수 없었다. 카카오 택시도 부르기 힘들어서 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걸어서 공연장 갈 때는 인천공항 근처 괜찮은 숙소를 잡았어도 되겠다 생각했는데 데이터 안터지는 거 보니 다음엔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 교통으로 한번에 갈 수 있는 곳으로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처에 케밥 샌드위치 있길래 먹어보려고 했으나 씻고 나오니 끝나버렸다. 옆에 있는 해장국 갔는데 수육은 괜찮았는데 해장국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랬다. 편의점에서 먹을 거리와 다음날 마실 음료를 샀다.

해서웨이 공연이 12시라 일찍 출발해야 했다.

냉동실에 넣어둔 음료가 꽝꽝 얼었다. 기본 2개 반입 가능인데 토요일부터 4개로 바뀌었다.

비올 확률 50% 였지만 낮에는 안 올 것 같아서 우산과 우비를 숙소에 놓고 갔다.

택시를 타고 공연장에 도착했다. 베이커리에 갔는데 샌드위치가 없어서 파운드 케익에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아침을 때웠다.

공식 MD 티를 샀다. 면 재질 생각하고 샀는데 스포츠 의류 재질이었다. 프린팅도 세탁하면 떨어질까봐 살짝 불안하다.

나이 들어서 저런 그늘 아래에서 돗자리 펴고 뒹굴거리며 공연을 보고 싶다.

음료나 음식 사는 줄이 엄청 길었다. 집에서 챙겨 올 수 있으면 챙겨 오는게 좋다.

리허설 부터 기다려서 제일 앞자리에서 해서웨이 공연을 볼 수 있었다. 앞자리라 물대포 제대로 맞아서 다 젖어버렸다. 시원한 바람 같은 공연이었다.

공연시간이 살짝 겹치는 바람에 CHS 는 앞 부분을 놓쳤다. 서울몽도 있었을 것 같은데 라이브로 못 들어서 아쉽다. CHS 의 음악은 끈적끈적한 습한 느낌이 든다.

마스크도 없이 노는 거 보면 불안하다. 각자도생 시기에 이번 공연이 왠지 마지막 일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

이랑님 공연은 5년 후 아마겟돈이 온다는 예언 멘트가 머리에 멤돈다.

크게 기대 안했던 비비 공연도 괜찮았다. 실물이 더 멋져서 무대 정중앙에서 봤어야 했다는 생각이 든다.

우효 노래 안 들은지 한참이 지났는데 공연에 나온 노래 대부분이 아는 노래였다. 코로나는 시간을 송두리채 날려버렸나 보다.

무대 사진만 찍고 빠질려고 했는데 바밍 타이거의 무대는 기대 이상이었다. kolo kolo, pop the tag 도 신났지만 소금의 frog, 안할 줄 알았던 armadillo 를 라이브로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제일 신나게 논 무대였는데 어쩌면 마지막 락 페스티벌 이었을 수도 있으니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볼 공연도 다 봤고 새소년 무대를 뒤로하고 공연장을 빠져나왔다. 다행히 데이터가 터져서 택시를 잡을 수 있었다. 딱히 숙소에 머물 이유가 없어서 씻고 집으로 돌아왔다. 무리를 했으니 당분간은 몸 사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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