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분당선 타고 선정릉역으로 가서 9호선 급행 타고 김포공항으로 갔다. 급행 탔더니 시간이 얼마 안걸렸다.
짐도 백팩 하나 밖에 없고 해서 무인발권기에서 발급 받았다. 탑승하러 들어갈 때 신분증 검사를 한다.
서울은 맑았는데 날씨앱 상으로는 제주는 계속 비...이번 여행 예약은 2달 전에 했는데 하필 태풍이 올라오는 건 뭐람...내려가는 편이 결항이면 뭐 어쩔 수 없는거고 내려갔는데 올라오는 편이 결항이면 강제 휴가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제주 도착하니 역시 비가 내리고 있다.
점심 먹기로 한 분과 연락이 안되서 일단 공항에서 충전하면서 기다렸다. 아침에 정신없이 나오다가 여행중에 읽을 책과 휴대용 배터리를 집에 놓고 와서 여행 내내 고생했다.
배도 고프고 해서 고기국수 먹으러 국수문화거리로 가기로 했다.
비가 오는데 버스가 목적지에 도착을 하지 않아 지도앱으로 보니 반대 방향 버스를 탄 것이었다. 비슷한 정류장에 반대 방향 버스가 다니는 건 이해불가.
잘못탄 버스에서 내려서 건너편 정류장으로 가서 다른 버스를 탔다.
휴대폰 배터리가 없어서 급한 마음에 U+ 대리점에 가서 휴대용 보조 배터리를 샀다.
카드도 안되서 현금 만원을 주고 샀는데 25% 정도 충전하니 앵꼬. 다음 날 충전을 해서 사용해도 50% 만 충전이 되더라는...
제일 유명한 자매국수를 찾아 갔는데 앞에 사람들이 줄 서 있길래 옆에 있는 가게로 들어 갔다.
고기국수를 시켜 먹었다. 돼지고기 고명이 야들야들 쫀득쫀득하니 맛있었다. 고기국수 맛은 그냥저냥. 김넣고 먹으니 나중에는 칼국수 국물에 삶은 중면 넣은 느낌이었다.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이 옆에 있는데 비 쫄딱 맞은 상태에서 박물관을 가고 싶지는 않았다.
옆에 삼성혈이 있었는데 국수 먹으러 갈 때는 굳이 가고 싶지 않았는데 배도 부르고 외국인이 혼자 구경하고 나오는데 안에 사람도 없고 하니 산책겸 들어가고 싶어졌다.
일단 표를 끊고
입구로 입장. 비가 와서 손님이 없어서 표 검사 하시는 분이 쉬다가 나오셔서 표를 확인하셨다.
오른쪽으로 한바퀴 휘 돌면 끝인 코스다. 비가 와서 검은색 바닥돌과 선명한 녹색 잎이 이뻤다.
전시관도 있는데 만든지 얼마나 오래됐는지 바래 있었다.
관람로를 따라 이동했다. 장수로는 뭔지 모르겠다.
가다보면 오른쪽에 바위돌들이 늘어져 있는데 사람이나 동물들이 줄을 지어 걸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제사 지내는 곳
비바람에 흔들려 울리는 풍경 소리가 이뻤다.
예전에 수학여행으로 본 삼성혈. 그 때는 기분 나쁜 패키지 여행이라 왔다는 기억밖에 없다.
비도 오고 딱히 할 것도 없고 해서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으로 가기로 했다. 국수 문화 거리는 교통편이 거지 같아서 1블럭 정도 나와야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제주시외버스 터미널에서 780번으로 갈아타고 가는데 시발 또 같은 곳에서 반대 방향 버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첫번째 버스에 타서 물어보니 반대 방향 버스라고 옆에 버스 타란다. 옆 버스 타서 물어보니 버스 기사가 앞에 써진 팻말 안보이냐고 짜증을 낸다. 그리고 안전밸트 매라고 짜증을 낸다. 어차피 요금 내려면 어디까지 가는지 이야기 하고 요금을 내는데 왜 짜증을 내는지 이해 불가. 월드컵 경기장 가는 동안 관광객들이 타서 물어보면 계속 짜증을 냈다. 뒤에 계신 손님이 친절하게 대답해 주시더라는...비도 오고 안그래도 안오는 버스에 불편한 기사라니 제주에 대한 안 좋은 기억만 심어줬다.
제주는 버스 좀 반대 방향으로 가는 버스는 비슷한 곳에서 안 탔으면 좋겠다. 반대로 가는 식이면 버스 번호라도 바꾸던지 ;;;
우여곡절 끝에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이 있는 서귀포 시외버스 터미널에 도착했다. 시외버스터미널이라기 보다 광역버스 터미널 같은 느낌이었다.
옆에 이마트도 있었다.
경기장에 갔으나 비가 더 많이 내려서 비를 쫄딱 맞고 예약해둔 '세리 리조트'로 갔다. 경기장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다.
바람이 세게 불어서 우산이 소용이 없었다. 바지와 셔츠 둘 다 흠뻑 젖었다.
침대 2개에 3인까지 잘 수 있는 방이었다.
경기장이 바로 보인다. 옆에 카트 체험장도 있었는데 비가 와서 못타봤다. 카트라이더 그림도 있던데 라이센스를 받아서 그려 보이지는 않았다.
1층에 식당이 있는데 점심 때 돼지고기가 너무 맛있어서 제주산 흑돼지 더덕 주물럭을 먹고 싶었는데 9시까지만 영업을 하는 관계로 먹어보질 못했다.
저녁이 되지 경기장에 불이 켜졌다. 비 맞고 돌아다녀서 피곤하고 졸리고 밖에 비도 오고 가기 싫었다.
리조트에 미니 풀장도 있는데 딱히 물놀이하고 놀고 싶은 광경은 아니었다.
일단 옆 편의점에 가서 우비를 샀다. 제주 가기 전에 날씨를 보고 우비를 살까 말까 고민했는데 안산 것을 여행내내 후회했다.
제주는 모바일 티켓으로 입장이 안되더라.
티켓 박스에서 표로 교환했다. 제주는 커플, VIP 석 아니면 지정석도 아니었다.
매점은 그날만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70-80 년대 분위기. 맥주도 캔은 없었다. 다른 편의점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경기장에 도착하니 비가 쏟아지는게 보였다. 바람 때문에 비가 전혀 막히질 않았다. 우비를 입고 경기를 볼 수 밖에 없었다.
비가 오는데 열심히 연습중인 전북 권순태 골키퍼
비가 와도 열심히 응원하시는 제주 서포터
제주 서포터 몇 배는 돼 보이는 전북 서포터
경기 시작!
첫 골을 넣은 전북 유창현 선수. 카메라로 줌 해서 봤을 때 어디서 많이 봤는데 이름이 기억 안나서 ;;
키핑력 좋은 제주 로페즈 선수. 스피드는 좀 느린 편에 공을 질질 끄는 경향이 있어서 아저씨들이 답답해 하셨다.
경기 중에 잘 보이지 않았다. 제주 윤비트. 윤비트가 잘 안보이니 제주 경기가 잘 안 풀린 것 같다.
빗방울 결이 보인다. 바람이 회오리 처럼 불어서 결이 회전하는게 보였다. ㅋ
2번째 골을 넣은 전북 이재성 선수.
충돌 이후 부상으로 붕대를 감고 나왔으나 상태가 안 좋아 결국은 경기장을 벗어나고 말았다. 교체도 다 사용해서 전북은 10명으로 경기할 수 밖에 없었다.
마지막 제주 자책골에 관여한 전북 한교원 선수. 징계 풀리고 첫 경기에 어떻게든 골에 관여하게 되서 기쁜지 서포터들에게 90도 인사를 했다.
경기는 3:0으로 전북이 이겼다.
원정 서포터 석을 제외하고는 사실 홈팀 자리인지라 원정팀을 응원하는 안되는데 전북팬 2명이 고음의 굉음을 내지르시는데 앞에서 제주 응원하시는 아저씨들이 째려보면서 궁시렁거리기만 하셨다. 전북팬 분이 여성분이라 봐주시는 느낌. 하지만 뒤에 가족이 오신 제주 아저씨가 제주가 못 하니 전북 공격 때 박수치고 응원하시니 제주 사람이 전북 응원하면 되냐고 고성이 오고 갔다. 나를 사이에 두고 어르신들이 싸울까봐 덜덜 떨고 있었다.
바지가 다 젖어서 일단 이마트 가서 바지 2개를 샀다.
맛있는 저녁을 먹고 싶었지만 식당이 다 닫아서 이마트에서 파는 치맥으로 저녁을 때웠다. 그리고 다음날 버스를 타고 제주로 이동하다가는 지칠 것 같아서 택시를 예약했다.
아침에 택시를 타고 제주로 가는데 안개가 자욱했다. 비행기 상황을 보는데 결항이 생기기 시작했다.
예전 회사분이 예약해둔 롯데 시티 호텔 뷔페에 갔다. 씨뷰라고 해서 기대했으나 하나도 보이질 않는다.
원래는 내가 호텔 뷔페 먹고 싶어서 징징거려서 가게 된 곳이라 내가 사려고 했으나 마음씨 좋으신 분께서 사주셨다. 배터지게 먹고 행복했다.
식사 중에 검색해보니 비행기는 지연 출발하게 되었다.
감사하게 공항도 차로 태워 주셨다. 공항은 사람들로 인산인해.
지연 출발이라 무인 발권기에서 표를 발권했다. 표 사는 줄과 탑승장으로 향하는 줄이 길어 보여서 줄 부터 서서 탑승장으로 들어갔다.
제주는 공항 면세점 이용이 가능한데 담배, 술, 화장품, 가방 등을 살 수 있다. 딱히 사고 싶은 건 없어서 회사 사람들 줄 오메기떡과 월요모임에서 마실 오메기술, 이모부 선물 드릴 수정방을 샀다.
비행기는 15분 더 지연되어 4시 25분에 제주를 출발했다. 제주는 날씨가 개였다.
구름 위로 올라가는 중 파란 하늘도 보인다.
구름 위 하늘은 맑기만 하다.
하지만 서울 근처로 오니 다시 흐려진다.
김포공항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 우산을 제주에 놓고 왔다. ㅜㅜ
활주로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이동했다.
지하철 타고 집에 와서 집 보고 있는 우리 냐옹이 들에게 가다랑어 파우치를 진상하고 밀린 빨래를 했다. 뭐 어떻게 경기는 보고 왔는데 뭔가 잊어버린 것도 많고 비만 쫄딱 맞고 다녀서 혼자 가길 다행이라고 생각된다.